한국소설

저자 : 배수아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3-07-23

제작형태 :

용량 : 76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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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소개

매혹적이면서도 한없이 낯선, 낯설어서 아름다운 중독의 글쓰기 대중문화의 감각적 이미지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독특한 스타일로 혼합시킨 작품들로 주목받아온 배수아는 신세대 작가의 선두주자로 즐겨 언급되곤 한다. 우울하면서도 허무적인 정서를 기조로 배수아는 우리가 상상해 왔던 기성의 소설 문법에 대한 '무감각'을 보여준 바 있다. 경험화된 현실을 뛰어넘는 것뿐만 아니라 소설의 존재 의미조차도 무의식적으로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배수아의 소설은 새로운 문학의 조건을 모색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설이란 무언가 심각하고 진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이미지로 꾸며진 현실을 자유롭게 탐사하는 이 새로운 작가의 등장은 한동안 독자를 혼란스럽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미 이러한 그의 이색적인 태도 속에 그의 문학적 조건과 한계는 잉태되어 왔다고 보여진다. 배수아의 소설들은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독자와의 소통을 의식한 상당히 정련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 동안 배수아 소설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었던 '여자아이의 성장담'이 거의 엿보이지 않는다. 공주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고도 할 수 있을 동화적 환상의 분위기가 잦아든 대신 성숙하고 지친 일상 여성의 모습이 부각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변화이다. 일상 현실의 색채가 강화되고 주인공들이나 그 생활배경은 비교적 리얼하게 그려진다. 배수아의 불행의 서사들이 소리내어 외치는 것은 모든 환상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붕괴된다, 라는 진실이다. 그 악몽과 불행의 서사는 신기하게도 사춘기 소녀들이 꿈꾸는 판타지, 로맨스, 순정만화와 똑같은 형태로 변주된다. 그것은 여전히 가공적인 이야기의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동일한 판타지이며, 더욱더 강한 자극과 충격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꿈꾸기이다. 제도적 소통방식과 규범, 문법을 거침없이 일탈하는 무의미와 저항의 미학 배수아가 그리는 사랑은 이미 늙어버린 사랑이며, 그 삶은 반드시 붕괴된 삶이다. 배수아 소설에서 개연성과 합리성은 기대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배수아 소설 속 인물들에게 삶이란 영문을 알 수 없는 모욕이요 도저히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폭력이며 씻을 길 없는 상처일 뿐이다. <그 사람이 첫사랑>에서처럼 환멸과 상실의 형태로 찾아오거나, <다큐 채널, 수요일, 자정>에서처럼 아득한 심연으로 가라앉아버린다. 두려운 것은 모욕도 폭력도 상처도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의 배후에 블랙홀처럼 도사린 무의미의 심연이다. 모든 인간적 열망과 모색을 무로 돌려버리는 무의미의 허구렁에서 배씨는 자신의 소설을 길어 올린다. - 최재봉 | 한겨레 문화부 기자

  저자소개

배수아(저자):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3년 「소설과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바람인형>, <심야통신>, <그 사람의 첫사랑>,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등을 펴냈다. 제23회 이상문학상 추천 우수작에 선정된 바 있다. 젊은 세대의 상실감과 사랑의 상처를 감각적이면서도 투명한 문체로 그려낸 그녀의 소설은 90년대 우리소설의 새로운 희망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의말

사랑은 어느 순간에 찾아왔으나 그 얼굴을 돌아보았을 때 이미 그것은 백년이 넘은 노파의 빈 집이다. 인생은 어느 순간에 반드시 붕괴되었으나 사람들은 그것을 모른 채 앞으로 나갔다. 그런 식으로 일상이, 삶이, 역사가 계속되었다.
그는 그날 밤 마흔 아홉 개비째의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이 그의 나이와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을 가득 태운 밤의 지하철이 빈민가 건물의 창문을 흔들면서 지나갔다. 거리는 구토물로 더럽고 우리의 손은 누추했다. 그리하여 그대, 잉어의 꼬리와 성성이의 입술*의 시간은 지나갔는가. 정녕 그러한가. 그래도 나는 그것을 쓰겠다.
- 배수아

  목차

- 작가의 말 병든 애인 허무의 도시 그 사람의 첫사랑 200호실 국장 와이셔츠 징계위원회 다큐채널, 수요일, 자정 차가운 별의 언덕 개종 - 부록 : 나의 문학적 연대기

  독자서평

  한줄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