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탁은 한 마디로 탁본의 기법을 응용하여 고기의 본을 뜨는 것이다.
어탁은 분명히 낚시의 소산물이다. 우리 나라 낚시 인구가 많아지면서,낚시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한 어탁의 파생은 필연이었다 할 수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어탁 역사(발견된 최초의 어탁 기준)를 200년에서 300년으로 잡지만, 유독 그들의 역사만 긴 것이 아니다. 종이와 먹을 먼저 사용했던 다른 동양권 내에서는 그들보다 앞선 시기에 이미 어탁을 시작하지 않았겠는가?
이는 낚시를 종종 신선으로 표현해 온 우리 조상들의 그림과 시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낚시와 관련된 옛 문헌들을 살펴보면 당시의 누군가는 스스로 낚은 고기를 먹과 종이로 한번쯤 어탁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다만 그 증거물인 실제 어탁이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를 명확히 규명할 수 없을 뿐이다.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 나라 어탁의 실질적인 역사는 해방 직후로 잡을 수밖에 없다. 이는 작고한 이재학 선생이 발행했던 한국 최초의 낚시회보인 조우 표지의 월척 어탁을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러한 어탁의 역사 이야기는 기록어탁을 기준한 것이고 우리 미술어탁의 역사는 더욱 짧을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 미술어탁의 본격적인 출발은 약 20여 년 전으로 봐야 할 것이다.
어탁은 예술이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면 일생 동안 이것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인 기량 연마를 도모해야 하는 분야이다.
저자소개
이상근(저자): 1947년 충남 서산 출생. 동국대를 졸업했으며 한국어탁회의 창립 맴버이고, 제1회 전국어탁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전국을 순회하며 어탁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전 한국어탁회 부회장, 한국어탁회 고문이었다. 현재는 한국어탁회 회장이며 월간 「낚시춘추」에 어탁 강의 연재 필자이다. 한국어탁회 사무실에서 낚시인들을 대상으로 어탁 강의 중이다.
작가의말
여느 낚시꾼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기념으로만 가끔씩 흑백어탁을 시도했었던 필자에게 칼라어탁, 간접법 어탁 등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낚시가 주는 즐거움의 연장이었으며 사라지지 않는 손맛과도 같은 것이었다. 누런 화선지에 죽은 듯이 흑색으로만 찍혀 있던 이름 모를 물고기들의 모습이 어탁의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적어도 낚시를 인생의 한 여가로 즐기고자 했던 필자에게는 그러했다.
하지만 80년대 초 한국어탁회가 발족된 이래 많은 낚시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어탁계의 정체성은 불분명한 듯싶다. 전문가 양성과 어탁 인구의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보다 발전적인 어탁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낚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아쉬운 때이다.
그간 지방 순회를 통한 어탁 강좌와 월간 낚시춘추에 연재했던 어종별 어탁 자료들을 모아 조심스럽게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필자의 마음이 이와 다르지 않다. 미약하나마, 이 책을 통해 좀더 많은 낚시인들이 어탁의 매력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낚시의 즐거움이 배가되길 바랄 뿐이다. 어탁은 낚시의 연장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훌륭한 여가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어종별 어탁 화보집
제1장 어탁의 세계로
1. 어탁의 역사와 정의
2. 어탁의 종류
제2장 어탁의 실제
1. 재료와 도구의 준비
2. 어탁을 위한 12가지 기본
3. 직접법 어탁
4. 간접법 어탁
5. 겹치기 어탁
6. 유영도 어탁
7. 무늬나 반점의 표현
8. 알수록 즐거워지는 어탁
제3장 피탁체의 모양에 따른 어탁
1. 체형에 따른 피탁체의 분류
2. 어류가 아닌 것들의 탁본
제4장 어탁 꾸미기
1. 낙관과 표구
2. 어탁을 이용한 생활소품
제5장 어종별 집중 탐구
1. 민물어종
2. 바다어종
제6장 어탁 문답풀이 30선
제7장 미래의 어탁 발전을 위하여
어탁 용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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