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단상
시골 이야기 (1)
이광식(발행인)
시골집 뒤꼍이 숲에 잇대어 있어 온갖 산새들이 들락거린다. 새집 하나 만들어 높은 나뭇가지에 올려놓고 모이 그네 하나 만들어 낮은 가지에 매달았더니 그곳은 온통 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단정하게 생긴 박새들이 연방 새집을 들락거리며 좁쌀을 물어내고, 배때기가 노란 방울새, 꼬리를 들까부는 딱새들까지 날아들었다. 해가 설핏할 무렵엔 직박구리 한 쌍이 후르르 날아내리더니 사과껍질을 정신없이 쪼아먹는다.
▶나의 습작기
아버지를 피해 소설책 속으로
순전히 운이 좋아 신춘문예를 통해 1989년에 소설로도 등단하였고, 해마다 한두 편씩의 소설을 써 1997년 말에 '길 위에서의 죽음'이라는 제목을 붙여 소설집으로 묶어냈습니다. 시를 쓰다가 왜 소설을 겸하여 쓰게 되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용서하기 위하여 저는 소설을 썼습니다. 제 아버지가 그런 식의 곡절 많은 생을 사시지 않았더라면 결코 딸자식을 광인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제 아버지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입니다. 저는 그 용서의 행위를 제 아버지를 닮은 사람을 등장시키는 소설을 써서,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인 그의 자식이 아버지를 용서하는 내용으로 소설을 썼습니다. 오로지 그 이유로 말입니다.'
- 이승하
시인을 꿈꾸었던 시절
최근에 네 번째 장편소설을 펴내면서 지인 몇에게 공표했다. 이제야 비로소 습작기를 끝냈다고. 물론 나의 고백을 심경 그대로 수용해주지는 않았다. 더러는 공연한 겸양으로, 더러는 내 글에 혹 가해질 비판의 수위를 끌어내릴 연막의 제스처로 오해들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적어도 내 감(感)은 정직하다. 내가 진실로 경계하는 것은 자신의 글에 대한 망상에 가까운 과대평가이지, 나름의 정직함이 못남으로 둔갑해버리는 풍토는 아닌 것이다.
▶특집 ─ 학문의 지평 ②
이 글은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사회학'이라는 학문의 성격과 내용을 소개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꼭같이 매력적이고 유용한 학문이란 없기 때문에 사회학이라는 명칭에서 묘한 매력과 흥미를 느끼는 학생도 있겠고 반대로 애매함과 막연함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곤충의 일생을 탐구하는 데 전인생을 투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학적인 쟁점 하나를 붙들고 평생 사색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사회학 역시 어떤 특정한 현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학문이다. 지난 몇 해 동안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질문들 가운데 몇 가지를 선택, 대답하는 형태로 약간의 안내를 하고자 한다.
저자소개
가람기획(편집자)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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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권두시
권두단상
나의 습작기
아버지를 피해 소설책 속으로 / 시인 이승하
시인을 꿈꾸었던 시절 / 소설가 정길연
청소년에게 권하는 최근에 가장 좋았던 우리 소설
이 작품을 추천한다 / 최재봉
〈소를 줍다〉/ 전성태
우리 시 읽기
〈돌 줍는 여자〉(김철식),〈횡단보도〉(고두현),〈동백〉(문인수) / 이문재
특집 ─ 학문의 지평 ② 사회학 /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 박명규
문예창작교실
시 창작 교실 ⑨ / (다) 이야기체 시의 예 / 오세영
소설 창작 교실 ⑨ / 소설문장 스기 - 단락, 묘사, 스타일 / 이동하
제8회 〈문예교실 문학상〉수상작 발표
●시부문
우수작 / 가을 마당 / 이태환(서울 경복고 2년)
우수작 / 참새 / 유효정(안양예술고 2년)
장려작 / 이슬 / 김소라(서울 서문여고 2년)
장려작 / 섬의 편지 / 박성아(서울 보성고 2년)
장려작 / 작대기 다섯 개 / 박지아(안양예술고 1년)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 / 바위게 / 이연실(서울 상명여고 2년)
우수작 / 흥겨운 잔치 / 박미리(전북사대부고 3년)
장려작 / 비가 있는 카페 그리고 더블코트 / 전석순(강원고 2년)
장려작 / 하늘 호수에 띄운 배 / 박은경(서울 전동중 3년)
●수필 부문
당선작 / 외할아버지의 목침 / 이주희(대구 효성여고 2년)
우수작 / 반장 / 민지혜(안양예술고 2년)
세계의 문학
중국 현대문학 ② / 현대문학의 두 공간 ─ 베이징과 상하이 ─ 시골 정서와 도시감각의 두 얼굴 / 장동천
문예반 순례 ─ 서울 반포고등학교 문예반
지금은 비록 수줍고 서툰 몸짓이지만 / 이호현
문학의 밤 리포트 / 경상도 산청에서의 3박 4일 / 박명신
한국문학인물사 ─ 서정주
살아 있는 시신(詩神), 하나의 정부(政府) / 장석주
문학과 역사의 현장─경북 영양ㆍ청송
존재의 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적막강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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