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단상
윤장輪葬
이광식(발행인)
고양이 한 마리가 풍화風化하고 있었다. 한강 밤섬 위를 지나는 다리 위, 3차로 차선 위에 끔찍한 음표처럼 얹혀 있었다. 저놈은 어쩌다 이 다리 위로 올라왔다가 횡사하게 된 걸까? 건너갈 길은 멀고 맹렬한 바퀴들 사이에서 멈칫거리다가, 아뿔사 늦었다! 그처럼 날렵하던 동작도 사람들이 굴리는 바퀴 속도에는 속수무책이었구나. 부드러운 털과 따뜻한 피가 흐르던 몸뚱이는 이제 넝마처럼 구겨진 한 개 육괴가 되어 날카로운 바퀴 바람에 서서히 풍화되고 있었다. 나는 아침마다 그 옆을 바퀴를 굴려 지나간다. 덩어리는 차츰 부피를 덜어가다가 이윽고 어느 날 아침에는 사라지고 말았다. 우주 저편으로 영원히―이것이 현대의 장례식인 윤장輪葬이라 한다.
▶나의 습작기, 나의 고교시절
- 시인 강은교
70년대 한구시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했으며, '여류시인'의 한계를 탈피하여 하나의 시인, 그것도 탁월한 시인으로 자리매김한 시인 강은교. 일찍이 순수의식에서 허무를 추상화시킨 뛰어난 시세계로 우리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버인 그녀의 습작기.
- 소설가 윤후명
시인이자 소설가로 진정한 문학이 추구해야 할 바를 모범적으로 구현해 온 작가 윤후명. 문학을 향한 순수한 열정 하나만으로 불타올랐던 질풍노도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완숙의 경지에 이른 윤후명의 고교 시절 이야기.
▶청소년에게 권하는 최근에 가장 좋았던 우리 소설
김종광의 『검문』
『검문』의 주인공인 교통초소의 순경과 의경들은 그 동안의 소설들에서는 대체로 객체로서 그려져 왔습니다. 김종광 소설의 장점은 우선 그들의 상황과 내면 속으로 들어갔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들의 육성을 직접 들려주는 것이죠. '남의 약점을 잡아 푼돈이나 뜯으려 드는 강도 같은 녀석들'은 생때같은 젊음을 저당잡힌 시간의 가엾은 죄수로 새롭게 자리매김됩니다. 독자가 그런 시각의 전환을 경험하는 동안, 작가는 자신의 목소리를 전혀 내세우지 않고 의뭉스럽게 뒤에 물러나 있을 뿐입니다.
─ 최재봉 기자의 추천사 중에서
저자소개
가람기획(편집자)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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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권두시
권두단상
나의 습작기, 나의 고교시절
살과 피의 스파크 / 시인 강은교
영원한 형벌에 몸을 바치다 / 소설가 윤후명
청소년에게 권하는 최근에 가장 좋았던 우리 소설
이 작품을 추천한다 / 최재봉
『검문』/ 김종광
우리 시 읽기
가을산(김용택), 흐르는 집(김명리), 동백이 지고 있네(송찬호) / 이문재
문예창작교실
시 창작 교실 / 발상의 실제 / 오세영
소설 창작 교실 / 플롯 ─ 의도된 이야기 구조 / 이동하
| 창작 1주년 기념 특집 | 청소년 문화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문학과 동행하며 성장하기 / 박인기
청소년의 책읽기와 세상 바라보기 / 정병현
비평적 읽기와 비평하기 / 최병우
우리 모두 창작의 주인들 / 우한용
제 4 회〈문예교실문학상〉입상작 발표
●시부문
당선작 / 『별빛 아이들』(천경아ㆍ충북 옥천고 1년)
장려작 / 『겨울 아침』(김보현ㆍ대전 외국어고 1년)
장려작 / 『시간』(김혜진ㆍ부천 소명여고 1년)
장려작 / 『시의 눈빛』(김지연ㆍ포항 세명고 2년)
●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 / 『가끔씩 가방에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함선영ㆍ부산 성모여고 2년)
장려작 / 『내 안의 우물』(김화영ㆍ경남 양상여고 2년)
● 수필 부문
우수작 / 『15분짜리의 생각들』(전택현ㆍ수원 동우여고 2년)
우수작 / 『익숙한 풍경 속에서』(이진주ㆍ서울 계성여고 2년)
간추린 세계 문학사 ⑤
간추린 세계문학사 / 고전주의 문학 / 김희보
세계명작다이제스트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김병욱
문예반 순례
대구 대건고등학교 태동기 문학동인회 / 김완준
지도교사 신작시 / 신영조
한국문학 인물사
만해 한용운 / 장석주
한국현대문학사에 나타난 중요 장편소설
장편소설로 본 한국현대소설사ㆍ3 / 서경석
문학과 역사의 현장
혁명은 지평선 끝에서 불꽃처럼 타오르고 /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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