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글들은 당신의 일기장에,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혹은 당신의 친구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글들입니다.
마음과 꿈과 생각이 걸어가는 발자국을 그대로 떠온 글들, 동화 같은 상상력이 무한히 가득 찬 밤하늘의 별빛 같은 글들…
이 글을 시다 그리고 소설이다 아니면 수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여러분의 마음과 일기장과 친구들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함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소개
유한라(저자): 1976년 10월 26일생, 전갈자리,
현 인디 락 밴드 랜드슬라이드 보컬
작가의말
네 곁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눈으로 영혼을 볼 수 있는 이가 나타난다면 그 자체로
놀라운 사건이 되겠지?
하지만 습관처럼 무뎌지는 게 이 세상이니까…
그 놀라운 사건 뒤에 숨어있는 무기력함과 태연함을 곧
보게 되겠지…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왔는데...
그러니까 두 손안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 든 거야.
나는 무슨 기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도 분명히 손뼉을
치고 싶은 느낌이 들었어.
다행히 손바닥이 마주치는 그 순간 동안 나비가 날아갈
거라고 믿었던 거야.
그런데 나비는 날아가지 않았어.
짝! 소리와 함께 나비 날개가 내 발 밑으로 떨어졌어.
흰 가루 같은 것이 손안에서 맴돌고 무심코 고개를 숙인
그 순간에
나는 조그맣게 떨리고 있는 나비의 눈 같은 것을 보고
말았던 거지.
나는 그 즉시 몽유병에 걸리고 말았어.
나는 밤마다 손뼉을 치며 사방을 날아다니고 있어.
초승달에 앉아서 쉰다는 생각은 버리기로 했어.
그 곳에 엉덩이를 갖다대기만 하면 바로 두 동강이 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초승달은 보기보다 아름답지 않고
생각하는 것만큼 착하지 않다는 구나.
잿빛 무지개가 눈 안으로 들어오면.
잿빛 무지개가 눈 안으로 들어온다.
누군가 내가 이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
게 아닐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어.
조만 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수도 있어.
곧 무슨 일인가가 터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른들은 부드러운 미소로 서로의 취향을
이야기하며 더 밝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고
아이들은 자의로 눈을 감은 채 발광을 시작하고 있단다.
소년, 소녀들은 마치 작은 반딧불 같아.
그렇지 않니?
너와 나 사이에는 긴 휴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이야기는 위의 말을 하고
싶어서였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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