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현재 프랑스에서 서양미술사를공부하고 있는 신예작가의 첫 장편소설!
소설의 시작은 수수께끼의 살인사건!
１６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파르미지아니노의 ＜긴 목의 성모＞에 얽힌 비밀이 그 사건의 배후에 자리잡고 있다． 작가는 이 그림의 오른쪽 배경에 그려져 있는 묘한 기둥에 주목한다． 성모의 옷자락에 의해 위아래로 나뉜 이 기둥은 위는 분명 하나지만， 아래는 열주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술사가들은 이 작품을 미완성으로 여기지만， 작가는 그같은 불일치에 화가 파르미지아니노의 의도가 들어 있다고 가정한다． ‘하나이자 여럿’인 기둥은 존재의 근본， 곧 창조주 신을 가리키며， 동시에 대립물들의 일치를 뜻하기도 한다． 신들의 왕 제우스의 말을 인간들에게 중개하는 신이자 연금술의 신인 헤르메스가 등장하는 것이 이 지점이다.
소설의 제목인 ‘헤르메스의 기둥’이란 파르미지아니노의 그림 속의 기묘한 기둥이자 대립물들의 통일이라는 연금술의 근본 원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르네상스기 매너리즘 화가의 하나인 파르미지아니노의 그림에 대한 수수께끼에 자기 나름의 해석을 제시함에 있어 작가는 １６세기 유럽의 미술사와 역사， 그리스·로마 신화， 기독교의 성배 이야기， 연금술과 성당기사단， 프리메이슨， 장미십자회 등 유럽정신사를 종횡하는 정보를 풍부하게 풀어놓는다.
저자소개
송대방(저자):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에 유학중이다.
작가의말
파르마에 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파르미지아니노입니다. 파르마에 사는 화가라는 뜻이죠. 그는 파르마에 정착해서 1540년에 죽기까지 10년 동안 그림과 함께 연금술에 몰구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1535년쯤, 오늘날 <긴 목의 성모>라고 불리는 그림을 하나 그립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미완성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왜 미완성일까요?
그림엔 기둥이 하나 존재합니다. 그 기둥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게 그렇게 배경에 서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기둥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이면서 동시에 여러개인 '자체 모순적'인 기둥입니다. 파르미지아니노는 왜 그렇게 그렸을까요?
로마인들은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를 메디쿠리우스 Medicurrius, 즉 '중간을 가는 자' 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이 힌트입니다. -1996년 12월 송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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