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풍속화를 동질적인 심층 구조 속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조선시대 후기에 새로이 등장한 이 두 가지 장르는, 광대와 화공이 지향하는 의식상의 동질성과 둘 사이의 상상력 차원의 교섭 등이 이면에 작용하면서 구사하는 유사 표현 어법 등을 비교하고 있다. 판소리는 '춘향전'을 중심으로, 풍속화는 조선 후기 회화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판소리와 풍속화는 겉으로 보아서는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 판소리는 언어예술이고, 풍속화는 시각예술로써 표현 매체와 전달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판소리 광대와 풍속화의 화공이 서로 교류를 했다거나 제재를 상대 예술에서 구했다거나 하는 실증적인 증거 또한 없다. 그렇지만 둘은 많은 부분에서 상동(相同) 관계를 갖고 있다. 판소리와 풍속화에 있는 '이면'이 그 대표적인 상동관계이다. 새로이 접근하는 시각이라 내용이 다소 난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 자체가 신선하고 흥미를 끄는 요소가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소개
김현주(저자): 서강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2년「춘향전의 연행론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판소리·구술문학·설화학 관련 연구논문들을 발표했으며, 판소리 문학 이본 총서 및 원전 강독 총서를 공동 작업했다. 특히 고전문학을 좀더 넒은 사회·문화·예술적 맥락으로 확대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이 보다 쉽게 고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왔다. 또한 신화시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재구성하여 우리 상고대 문학을 풀어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로「판소리 담화 분석」(1998) 등이 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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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을 내면서
글을 시작하며|판소리와 풍속화, 그 닮은꼴 미학의 배경
1. 판소리에 나타나는 회화적 상상력
문학은 회화에서 어떤 상상력을 빌려오는가
춘향전을 통해 알 수 있는 당대의 부벽도화 취향
춘향전의 장면과 회화의 화면 사이에 작용하는 상상력
2. 판소리와 풍속화의 구조상 닮은꼴
하나의 대상을 여러 관점에서 들여다보기
공식적이고 유형화된 표현을 반복하기
클로즈업하여 세밀하게 묘사하기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여 표현하기
성적 표현을 자유분방하게 노출하기
3. 광대와 화공의 지향 의식 및 그들의 후원자들
광대와 화공의 인적 구성과 성격적 배경
광대와 화공의 후원자들, 그들의 예술적 역할
창작 주체로서의 광대와 화공의 의식 지향
4. 판소리와 풍속화에서 시간·공간의 성격
판소리와 풍속화에 나타나는 시간의 성격
판소리와 풍속화에 나타나는 공간의 성격
5. 그림을 닮은 판소리의 언어
회화성을 강화하는 담화적 특징들
회화성의 강화가 갖는 시대적 의미
글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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