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액을 눈에 넣으면 눈이 빛나고 아름답게 보인다는 아트로파 벨라돈나 열매. 그러나 이 매혹적인 식물은 독성이 강해 잘못하면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나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이의 연인에게 이 열매를 한아름 따서 선물하는데...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나가는 이 작품은 사랑과 더불어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를 따라다니는 근원적인 고독의 의미를 묻고 있다. 이 책에는 작가 제니 에르펜베크의 단편 10편이 실려 있으며 각각의 단편들은 모두 다른 이야기들 같지만, 차분히 읽어갈수록 그 근저에 흐르는 주제는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출가이자 희곡작가인 작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10편의 작품들은 시나리오를 보듯 모든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면서도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문체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단편 <시베리아>는 2001년 바흐만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여기에서 제니 에르펜베크는 문학적 농축성에 관한 그녀의 저술역량이 대가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랑과 더불어,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를 따라다니는 근원적 고독의 의미를 묻고 있다. 저자는 각 단편들에서 이들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일상에서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여러 상황들을 설정하여, 우리를 궁지에 몰듯 그것들과 마주 앉히고 만다.
저자소개
제니 에르펜베크(저자): 1967년 동베를린의 유명한 저술가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베를린대학교에서 연국학과 음악극 연출을 전공했고 1991년부터 오페라와 뮤지컬 조연출을 맡았다.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이자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늙은 아이 이야기」는 저자의 재능을 드러내는 처녀작이며, 희곡「고양이의 인생유전」은 그라츠 극장에서 초연된 후 여러 극장에서 공연될 정도로 희곡작가로서도 인정을 받았다.
박민수(번역자):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크라바트」「카라반 이야기」「신의 독약」「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데리다-니체 니체-데리다」「책벌레」「나 이뻐?」등이 있다.
김은정(번역자): 1968년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 재학시절 어학 연수를 떠나, 루르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수학했다. 지금은 독일어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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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내 머리의 반그림자
아이슬란트
가치 없는 것
아트로파 벨라돈나
머리카락
가속도는 속도 나누기 시간
생기 있고 건강하게
시베리아
부족한 시간
불 피우기 또는 여행 떠나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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