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사랑이라는 걸 알았지요.'
델 드라고 영주가 볼세나에 있는 그의 성 로지로 나를 안내하면서 말했다. 우리는 우아하게 차려입은 젊은 부인의 초상화 앞에 서 있었다. 진지하게 탐색하듯이 그리고 기다려온 듯이 쳐다보고 있는 그녀의 눈길이 나를 사로잡았다. 델 드라고 영주의 말이 이어졌다.
'이 초상화를 처음 보는 순간, 저는 여기 이 작은 성은 물론 성과 관계된 모든 것을 다 사들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기 호수에 떠 있는 비센티나 섬, 크리스포 일가의 모든 유산, 고물상에서나 반길 만큼 낡은 가구들, 아름다운 그림 몇 점, 좀먹은 비단옷과 추기경 의상, 그리고 몇몇 고문서들도 사들였지요.'
그는 나를 창가로 데리고 갔다. 저 멀리 역광을 받으며 펼쳐진 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보세요, 저 섬이 그녀에게 운명의 섬입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프레데리크 베르거(저자)
이한우(번역자): 성균관대학교 문학박사. 독일 뮌헨대학과 라이프치히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강사로 있다. 연구논문으로 「요한네스 보브로브스키의 시에 나타난 '희망' 연구」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헤르만 헤세 - 모든 시작은 신비롭다』, 『알고 싶어요 인디언』, 『옛날 이집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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