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며 수필가인 임의진 목사의 「참꽃 피는 마을」 에 이은 두번째 수필집 「종소리」가 나왔다. 오늘날 농촌의 황량하고 가슴 아픈 현실앞에서 조그마한 소망을 기원하는 '각시붕어'가 맨 앞에 놓이고, 소중한 한 생명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이자 따뜻한 미역국 한 그릇이 먹고 싶어지는 '미역국', 점쟁이 할매의 편한 잠자리를 비는 마음씀씀이가 따뜻한 '가라사대' 등 총 42편의 수필이 실렸다.
하루동안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글을 썼다. 생생하면서 정겨운 사투리의 능란한 대화체와 산뜻한 상황설명은 우리네 이웃들의 삶과 다사다난한 일상을 해학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현실의 삶에 바탕을 둔,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애정이 듬뿍 담긴 글들은 각박하고 삭막한 현대인의 마음에 울려퍼지는 종소리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이동진(삽화가):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1984년 제2회 MBC 창작동요제에서 '노을'로 작사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바보이야기」「노랑나비 내 친구」외에 스무 권의 이야기 그림책을 지었으며 '이동진 체' 글씨꼴도 만들었다. 상명대와 공주대에 출강하고 있다.
임의진(저자): 1995년부터 전남 강진과 광주 두 곳에 남녘교회라는 작은 교회를 세워 예배를 하고, 한 뙈기의 논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어깨춤' 이라는 독특한 아호를 갖고 있는 그는, 지금도 어느 들길을 어깻죽지 들썩거리며 헌걸차게 걷고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첫 수필집에 다사다난한 일상의 이야기와 함께 소박한 시골 동네의 풍경을 생생한 필치로 담아내고 있다. 마을의 다정함과 이웃의 소중함. 작고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그의 글은, 오늘 우리들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의말
임의진 목사의 글은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교조적인 말투를 찾기 힘들다. 긴 설명을 하는 대신에 독자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할 여지를 남겨둔다. 아담한 종각이 딸려 있는 교회. 종지기를 맡았던 할머니 교인이 돌아가시자 임 목사는 자신이 종지기 일을 이어받아 하고 있다.
어렸을 적 밀레의 그림 <만종>을 보며 화가가 되고 싶어했던 그는 그 그림 속의 들판 멀리 보이는 교회의 목사가 되어 살고 있다. 화가는 되지 못했지만 운명처럼 밀레의 <만종> 속에 깃들어 종소리가 울려퍼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일 주일에 한 번뿐인 예배, 일요일 오전 예배에 앞서 임 목사는 종각 아래서 종을 울린다. 설교보다는 종치는 일을 더 좋아하는 임 목사는 목사라는 종교인으로의 권위나 간판보다는 한 사람의 다감한 이웃집 사내로, 양심 있는 지식인으로, 사회운동가로 투신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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