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꼭두장군의 비밀』은 역사의 유적지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팬터지 동화입니다. 이 작품은 사실동화가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 아동문학 작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줄 활달하고, 선이 굵은 팬터지 작품입니다. 『흙꼭두장군의 비밀』은 2012년 전의 옛 무덤이 발견되면서 어린이 독자들을 호기심과 신비한 역사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흙꼭두장군의 비밀』에서는 2천 년도 더 지난 오랜 역사가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한꽃님왕의 무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빈수와 흙꼭두장군의 모험은 우리의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역사에 대하여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역사의 유물과 유적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삼아 함부로 훼손하려는 도굴꾼과 빈수와의 싸움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그것은 진실과 거짓의 싸움입니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역사의 흔적이 지니고 있는 진실을 찾아 주려는 노력입니다.
빈수와 친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래 묻혀 있다가 우연히 모습을 드러낸 한꽃님왕의 무덤에서 우리는 빈 껍데기만을 보았을 겁니다. 거기에 숨어 있는 옛 사람들의 삶의 진실을 캐내지 못한다면 유물이나 유적을 발굴하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우리는 왜 옛날 사람들의 삶을 알아 내려는 걸까요?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또 다른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단지 시간을 달리했을 뿐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자신에게 자꾸 물음을 던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러한 물음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또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산 흔적을 알아 내려 애쓰며 그와 똑같은 물음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일 또한 돌 하나를 주어 딴 곳으로 옮겨 놓는 일처럼 사소해 보일지라도 역사의 흐름을 이루는 한 부분이니까요.
저자소개
김병규(저자): 1948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남
19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춤추는 사람>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심심교환>이 당선되어 등단
대한민국문학상, 소청아동문학상, 해강아동문학상을 수상
현재 소년한국일보 기자로 활동중
(저서)
<은하로 가는 길> <푸렁별에서 온 손님> <열세 번째 민주의 방> <수레를 탄 꼭두장군> < 아침을 부르는 자장가>
이선주(삽화가): 중앙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난 이제 꼬마가 아니야』,『밤티 마을 영미네 집』,『흙꼭두장군의 비밀』등에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작가의말
내가 나중에 하느님 앞에 섰을 때의 일을 상상해 봅니다. '너는 세상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 이런 물으심에 대비해, 내 동화의 주인공들을 모두 데리고 하느님 앞으로 나갑니다. '저는 평생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를 썼습니다. 제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 녀석 봐라!'는 듯이 빙긋 웃으십니다. 그러고는 이 주인공들을 둘러보며 물으실 것입니다. '너희들을 태어나게 한 이 작가를 좋아하느냐?' 그 순간에 주인공들이 와글와글 들고 일어납니다. 자기들은 더 아름다운 무엇이 될 수 있었는데, 순전히 작가를 잘못 만나 그저 그런 존재가 되고 말았다는 불평입니디.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싫으면 떠나거라! 이제 너희들은 자유다.' 나는 눈을 꼭 감습니다. 떠나는 웅성거림에 절망합니다. 부끄러워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얼마 뒤, 누군가가 내 바짓가랑이를 당깁니다. 나는 움찔 놀라 눈을 뜹니다. '아니, 흙꼭두장군!' 나는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흙꼭두장군을 감쌉니다. 나와 흙꼭두장군은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바라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따듯한 눈길을 보내십니다.
정말이지 흙꼭두장군은 작가인 나를 무척 좋아합니다. 수많은 작품이 태어나자마자 죽는다는 오늘날, 이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 것은 흙꼭두장군의 순정 덕분입니다. 이제 다시 흙꼭두장군이 새 옷을 입고 어린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특한 주인공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작가인 나도 이제부터 진실로 흙꼭두장군을 사랑하겠습니다. 2000년 여름에 김병규
목차
● 지은이의 말 이천열두 살짜리 친구 새로운 박사 탄생 비밀의 문 힘세면 지는 싸움 도깨비와 함께 춤을 수수께끼의 꽃 외딴집에 이사 온 소녀 살아나는 쌍릉골 잃어버린 꽃열쇠 옥피리 부는 소녀 비 오는 밤에 까만 고무신 한 짝만 남기고 광 속에 갇히다 김 박사와 조 순경 바퀴 빠진 수레 한꽃님왕의 사랑 새벽에 쌍릉골을 찾아간 네 사람 열려진 광 새길이의 편지 향기를 날리는 바람은 알리 ● 책 읽는 가족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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