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영화 산업 종사자들 그리고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를 오래 추억하고 싶은 마니아를 위해 기획된 책이다.
「수취인불명」을 보는 몇 가지 시선..
민족 담론은 기원에 관한 질문을 봉쇄하고 그것을 단 하나의 회로로 답하는 질서라는 점에서 '나'(＝너)의 폭력적인 아비, 어쩌면 가짜(의부) 아비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자기 파괴적 부정을 통해 이 아비를 거부하는 몸부림을 실현하고 있는 듯하다 - 김철
이 영화는 힘없는 피지배 계층이 일상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부르주아적 권력 체계에 의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만 하는 행복으로부터 어떻게 소외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냉정히 진단한다. - 신양섭
영화 속에서 넘쳐나는 잔인함 또는 그와는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인물들의 말 없음, 감정의 격정적인 분출과 그러한 격정성에도 불구하고 치열하지 못함, 그 대신 쉽게 관념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 등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라고도 할 수 있을 거이다 - 남완석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명확히 허물지도 않으며 죽음이 삶을 향한 판타지가 아닌 죽음 그 자체로 제시되는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식민 역사 읽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 이향진
한국 영화 속에서 양공주는 진정한 여성 주체가 아니라 미국 신식민 세력에 의해 정복당한 국가와 남성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객체로 이용되어 왔다. 이 영화의 여성 또한 말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 - 정혜승
저자소개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편저자)
작가의말
한국에서 대중 예술의 첨병으로서의 영화 매체가 학문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이 십여 년이 되어간다. 그중에서도 최근 한국 영화는 국내외 학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적 담론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작업은 아직은 미진한 상태에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 문화텍스트로서의 영화를 연구하고 교육해 오고 있는 미디어아트연구소가 이번에 도서출판 삼인과 함께 최근 한국 영화의 흐름을 짚어보는 시리즈 '영화와 시선' 을 발간하고, 최근의 문제작들을 중심으로 비평적ㆍ학문적 담론을 형성해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 시리즈를 통해서 한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 당시의 리뷰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한국 문화 전체의 맥락 속에서 진지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한국 영화사, 나아가 한국의 문화사에 중요한 궤적을 남긴, 그리고 남길 것이라 기대되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이 논의는 교과서적인 해설이나 가벼운 리뷰가 아니라 논쟁적인 이슈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는 또한 한국 영화를 국내의 중요한 문화적 현상으로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시각과 경계선들 사이에서 조명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다양한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나라의 필자들을 적극적으로 논객으로 초대하여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모든 현재인들과 토론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한국 영화의 담론적 중요성에 주목해 준 도서출판 삼인의 덕분으로 이 시리즈는 세상의 혜안(慧眼)을 가진 독자들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모쪼록 이 시리즈로 인하여 영화를 연구하고 사랑하는 독자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진지하고 논쟁적인 이야기들이 꽃피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목차
영화와 시선'을 펴내며 책을 펴내며 몸으로 쓰는 식민 역사 읽기 이향진 양공주가 쓴 편지 ―「수취인불명」을 통한 정신분석학과 탈식민주의 이론의 만남 정혜승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아비에게 길을 묻다―「수취인불명」의 미로 찾기 김철 김기덕 잔혹극의 뿌리는 어디인가 신양섭 파스빈더와 김기덕―비판적 멜로드라마와 관념적 멜로드라마 남완석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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