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한 언어의 그늘 속에 다시 빛나는 '황토'와 대竹'와 '뻘'의 정신과 그 속에 녹아 흐르는 '인연과 만남과 사랑'의 시학!
무수한 그물망으로 얽혀 있는 '인연의 소중함'을 화두로 우주의 질서와 시원을 꿰뚫는 시 40여 편들을 담은 송수권의 열 번째 시집이다.
'은하계의 떠돌이별이 지상에 잠시 내려와 하늘돌이 되기까지' 거듭하는 '수천만 번의 파천무破天舞'(「파천무」)에 대한 상상은 엄숙하고 외경스럽기까지 하며, '사랑, 인연, 만남'이란 말들 또한 '우주질서의 그 너머'에서 '수천만 번의 파천무'를 거듭한 끝에 태어난 말들이라는 시인의 말은 이러한 언어에 대한 숙연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사랑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인연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만남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오직 한 사람을 찾아 밤하늘 은하계를 떠돌았다. 대기권을 진입하면서 불타버린 돌멩이 하나로
그녀는 이 지상에 나를 찾아왔다.
내가 태어나던 해에 그녀도 똑같이
우리 고향 성두리 뒷산에서 한 나무꾼에 의해
발견되었고, 한 일본인 손에 들려 두원운석豆原隕石이란 이름으로
도쿄 제국 박물관에 누워 있다가 환갑을 넘기고서야
이렇게 현해탄을 넘어 왔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송수권(저자): 1940년 전남 고흥 출생. 197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주요시집으로는 [山門에 기대어] [꿈꾸는 섬] [아도] 시선집 [지리산 뻐꾹새] 육필시선집 [초록의 감옥] 등이 있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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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파천무破天舞 해식海蝕 동굴 작은 상징 누리장나무 잎사귀에는 낯선 길이 있다 내 사랑은 얼룩말과 쇠듬새기새 늦가을 고승高僧 찬란한 밤길 초록의 감옥 여운餘韻 얼음산 부석사浮石寺 가는 길 철도원 먼지 한 방울 바지락을 캐며 저 들머리 흰 산 애일당愛日堂 시 휴식이 있는 골짜기 여자 솔바람 태교胎敎 새가 된 시인 수련水蓮 연꽃 구경 섬들도 때로는 어머니를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용눈이 꽃오름 슬픈 꽈리 소리 빈 집 충치蟲齒 물꽃 잡놈 말고기 갠지스강에 돌을 던지다 아스라운 굽 위에서 한 생生이 곰취 비로봉 오르는 길에서 철원 평야 두만강 돌멩이 화진포의 봄 감귤과 오렌지 5ㆍ18 묘역을 걸으며 명사산鳴沙山 밀잠자리 그녀가 내 곁에 있다 시인 연보 宋秀權, 아호 平田 해 설 오묘한 언어의 그늘, 혹은 소멸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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