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저자 : 이진영 

출판사: 문학과경계사 / 200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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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소개

986년 신춘문예 당선작이기도한 <수렵도>는 이진영 시인의 첫 시집이며 고구려 벽화의 기개를 담고있다 깨달음의 끝에 있는 그의 시세계를 결론적으로 틀지워 본다면, 첫째는 도가적 묵상 또는 여래적인 정신적 깨달음이 그 하나요, 둘째는 「수렵도」에서 출발한 원형적인 숲을 접점으로 한 전통적 정신 속에서 '그늘'을 치고자 하는 삶이다. 이는 졸속한 현대의 비극적인 삶을 탈출하고자 하는 이진영 시인 스스로의 자기 구원을 꾀하고 더불어 극복으로서의 삶의 대응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눈 내리는 그 겨울 산야山野에서 나는 고구려의 사내와 함께 사냥을 하고 있었다 고구려의 사내는 나무창槍을 들고 범의 뒤를 날쌔게 쫓아가고 있었고 나는 엽총獵銃을 든 채 그의 뒤를 숨차게 따르며 소리 지르고 있었다 나무창槍으로 범을 쫓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현대의 지식에 잘 숙달된 나에게는 총銃이 아니면 범은 잡을 수가 없는 짐승이었다 또한 현대식 사냥은 짐승이 눈치채지 못하게 접근해 정확히 사격해야만 되는 것이었으며 사나운 짐승일수록 멀고 은밀한 곳에서 총銃을 겨누어야ㄴ만안전하고 노련한 사냥방법이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이진영(저자): 1958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으며,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수렵도, 혹은 겨울나기」(뒤에「수렵도」로 개명)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수렵도』와 『퍽 환한 하늘』 등이 있다.

  작가의말

지난 1999년, 등단한 지 13년 만에 엮어냈던 첫 시집 『수렵도』를 이번에 다시 펴낸다. 무릇 생명을 잃는다는 것은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하물며 사람의 정신인 책에 있어서랴.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 첫 시집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비참했다. 속된 말로, 내 첫 시집은 시중에서 내로라 하는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아닌데다, 태어나자마자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의 운명을 겪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인해 그 동안 나는 내 첫 시집만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아리고, 서글펐다. 그러던 차 주위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첫 시집 『수렵도』에 다시 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내 첫 시집을 찾았던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감히 인사를 드린다.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문학적 미진함 때문에 그 동안 고쳐 쓴 시편도 꽤 된다. 그러나 나의 문학적 여정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보여준다는 신념에서 대부분의 시는 원작 그대로 두었으며, 송수권 시인이 쓴 해설도 그대로 실었다. 따라서 내 첫 시집의 원본과 정본은 바로 이 시집임을 명백히 밝혀 둔다.

미진했던 내 첫 시집과 시는 물론, 미숙한 나의 삶에 그 동안 많은 격려와 애정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목차

제1부
나는 게다
나 비
설국雪國
폐교와 플라타너스
자갈
쑥떡
태양의 알을 갖고 싶다
수렵도狩獵圖
산행수첩
담배 피우고 있는 여자
겨울 하사리
춘향春香, 1999
봉숭아꽃
제2부
토기, 그 빗살무늬를 보며
파초선芭蕉扇을 찾아서
방구부채에 관한 소고
내소사 대웅보전 꽃살문에 기대어
고목
처용 형님 전 상서
사도세자가 아바마마께 드리는 참회의 편지 1
사도세자가 아바마마께 드리는 참회의 편지 2
목련 피다
분꽃
태양고추
너와집
모르스 무선전신 부호로
제3부
겨울 직소포에서
직소直沼에 들다 1
직소直沼에 들다 2
기우
불알꽃
접신接神
바퀴벌레의 눈
줄 탁
은행잎 질 때
격포
채석강 낙조
제4부
양철 물고기
참식나무 우듬지에 기대어
미소
불빛
서원
마음의 나침羅針이 색신을 이끈다
가을 모악산
불갑사 가는 길
주목나무 숲을 걷다가
제5부
영산강 유역流域에서
8할
아버지의 힘
영암 양반
폐가에서
구례 구
장 달이는 날
임제林悌 기념관에서
20년
탁度을 뜨며
말[言]의 집을 지으며
걸레질을 하며
설도 포구
벌閥, 벌罰, 벌[蜂]
밥에 관하여
□ 해설 저 열중熱中 송수권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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