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헌 유시욱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여 김광림, 김규화, 황금찬, 한광구, 유안진을 비롯한 45명의 시인의 주옥같은 작품을 수록한 모음집. 2부에 나누어 실린 이 기념 시집은 한권으로 많은 작가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건반 위를 달리는 손가락
울리는 象牙海岸의 海嘯
때로는 꽃밭에 든 향내나는 말굽이다가
알프스 山頂의 눈사태
안개 낀 발코니에서
유리컵을 부딪는
泡沫이다가
振幅의 소용돌이를 빠져나오는
나긋한 휘나레
그 화음을
가을이면
양수리에 닿고 싶어라
가을 보다 늦게 도착했을지라도
양수리에 가면
가을 보다 먼저
물과 물이 만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가장 차갑고
가장 순결한
물과 물이 만나
그저 뼈끝까지 가난하기만 한
물과 물이 만나
외로운 이불 서로 덮어주며
서러운 따스함 하나를 이루어
다둑다둑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으니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김광림 외(저자)
작가의말
이 시집은 학헌(鶴軒) 유시욱(柳詩煜)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鶴軒 선생은 서울대학교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줄곧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써 오셨습니다. 또한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창과부터 시작하여 줄곧 우리 문단에 훌륭한 문인들을 배출해 왔으며 시류에 휩쓸림 없이 오로지 학문과 비평, 그리고 시창작을 겸하여 활동해 오신 분입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과 평소 교분을 쌓아온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그분의 인품과 후덕을 기리면서 이 시집을 엮었습니다.
목차
■ 서문 1부 김광림 / 音樂 외 1편 김규화 / 줄어든다 외 1편 김승희 / 양수리에 가서 외 1편 김유신 / 옥잠화 1 외 2편 문덕수 / 停止 외 1편 박경석 / 신재효 1 외 1편 박덕규 / 새들아 수색 가자 외 2편 박이도 / 시간을 펼쳐보니 외 1편 박제천 / 달 항아리 외 1편 박진환 / 꽃소묘 A 외 1편 박찬일 / 죽은 나무가 나무다 외 1편 박현령 / 시금치를 담그며 외 1편 성찬경 / 千年馬를 갈아타며 외 1편 송정란 / 火木 외 2편 오세영 / 一月 上旬 외 1편 유경환 / 숲 외 2편 유시욱 / 만남 외 2편 유안진 / 봄이 오는 밤에 외 2편 이가림 / 인천, 1993년 겨울 외 1편 이건청 / 가문날 외 1편 이동진 / 아침 커피 외 1편 이명수 / 독(毒) 외 1편 이승훈 / 나무에 대한 명상 외 1편 이향아 / 봄날 오후 외 1편 이형기 / 모래 외 1편 임보 / 그릇 외 1편 임영조 / 늦가을 문답 외 1편 정끝별 / 흰 책 외 1편 한광구 / 가을산 외 2편 한기팔 / 黃昏에서 외 2편 함혜련 / 신호등 외 1편 황금찬 / 소년에게 외 1편 2부 강정 / 항구 외 1편 류재우 / 동기(動機)있는 살인 외 1편 문혜진 / 휴양지에서의 여름 외 1편 심철호 / 집으로 가는 길 외 1편 윤미라 / 산불 외 1편 윤을식 / 하루살이 외 1편 이연왕 / 그리운 지옥 4 외 1편 이효숙 / 오이도(烏耳島) 정지원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때 외 1편 정해종 / 매미 외 1편 조항록 / 절망의 프롤로그 외 1편 허금주 / 축제 외 1편 허연 / 내 사랑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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