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할아버지는 이집 저집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돌아다니죠. 그러나 사람들은 야박하게도 할아버지를 쫓아내죠. 심지어는 물바가지도 씌우고요. 그러나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식량을 나눠주죠. 아주머니의 마음씨에 감동을 받은 할아버지는 선물로 짚으로 만들어서 멱동구미를 안겨 주었답니다. 그런데 그 안에 금은보화가 가득들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소식을 들은 나쁜 부자도 할아버지에게 식량을 주고 금은보화를 달라고 했어요. 할아버지는 전과 마찬가지로 멱동구미를 부자에게 주었답니다. 그러나 전과 달리 멱동구미 안에는 개똥이 가득 있었어요. 화가 난 부자는 개똥을 마당에 버리고 그곳에 개나리꽃이 생겼답니다.
개나리 꽃에는 또 다른 전설이 존재한답니다. 까마득히 먼 옛날 시골에 기울어져가는 오막살이집 한 채가 있었어요. 이 집에는 홀로된 어머니가 개나리라는 딸과 두 명의 사내아이가 살았답니다. 집이 워낙 가난한대다 흉년까지 겹쳐 인심이 사나워서 먹고 살기는 정말로 힘들었답니다. 어머니가 하는 삯방아나 삯바느질도 줄어서 먹고 살기는 더욱 어려워졌어요. 겨우겨우 밥동냥을 통해서 먹고 살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동냥하는 것에 지쳐 아파서 드러눕게 되었어요. 그래서 여섯 살난 개나리가 동냥질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겨울날 네 식구는 아궁이에 이엉으로 불을 지피고 서로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답니다. 아궁이의 불이 집을 태웠고 집은 흔적만이 남았어요. 다음 해 봄 개나리네 집터에서는 이전에는 보지 못하는 노란 꽃나무가 자라났어요. 사람들은 그 꽃이 그 식구들과 닮았다고 해서 개나리라고 불렀다고 해요. 이렇게 하나의 꽃이 여러 개의 전설을 가지기도 해요. 때로는 재미있고 때로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꽃에 대한 전설들. 이제 꽃을 볼 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생각하면서 살펴보세요. 그 느낌이 달라지실 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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