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블로크는 20세기 역사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아날 학파의 공동 창시자이다. 그는 역사란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총체적 전망으로써 고찰하는 학문이라고 여겼다. 경제ㆍ종교ㆍ정치등 인간생활의 특정한 요소만을 중시하여 단일한 인과론을 전개한다든가, 그러한 개별요소들의 작용과 변화를 단순히 병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모든 것이 상호작용으로써 전개되는 인간생활 전체를 '종합'하는 것이 역사라고 본 것이다.
『봉건사회』는 이같은 사관이 가장 잘 반영된 그의 주저이다. 이 책은 블로크 특유의 문학적 서술방법을 굳이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할지라도 마치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나의 빼어난 대하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역사서이다. 그 융융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그가 유럽 역사의 어느 구석에선가 불쑥 끄집어내온 예화(例話) 하나하나가 궁극적으로는 저자의 논지에 녹아들면서 그 시대 인물들의 삶의 갖가지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신제, 장원제, 봉토 수수관계, 정치적 분권상태 같은 봉건제의 개별적 측면들에 관한 더욱 상세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그러한 주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다른 책들을 참조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같은 개별적 연구성과를 토대로 봉건시대인들의 삶의 총체성을 드러내준다는 점에서는 그 어떤 저작도 아직 이 책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 종합적 안목의 소유자로서의 블로크의 탁월함이 있다.
저자소개
마르크 블로크(저자): (Mark Bloch) 20세기 역사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아날학파의 제1세대 학자.
1886년 7월 6일 프랑스 리옹 출생으로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역사학 지리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스트라스부르대학, 소르본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1929년 뤼시앵 페브르와 함께 [아날(Annales)]지를 창간했다. 2차 대전 당시 레지스탕스에 참여, 1944년 독일에 저항한 26명의 프랑스인과 함께 총살당했다.
한정숙(번역자): 서울대학교 역사교육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혁명기 러시아의 경제사상사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여자대학(현 신라대학교)·세종대학교 교수를 거쳐 지금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러시아 역사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으며 『노동의 역사』(한길사, 1981), 『비잔티움 제국사』(공역, 까치, 1999)를 비롯하여 서양사에 관한 여러 책을 번역하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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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제1책 계급
제1장 사실상의 계급으로서의 귀족
제2장 귀족의 생활
제3장 기사제도
제4장 사실상의 귀족에서 법적인 귀족으로의 전환
제5장 귀족층 내부에서의 계층분화
제6장 성직자층과 전문가계급
제2책 통치
제1장 재판
제2장 전통적 권력：왕국과 제국
제3장 영역제후령에서 성주령까지
제4장 무질서와 이에 맞선 싸움
제5장 국가의 재건을 향하여：국민적 진전
제3책 사회형으로서의 봉건제와 그 영향
제1장 사회형으로서의 봉건제
제2장 유럽 봉건제의 연장
참고문헌
마르크 블로크 연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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