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리그베다 설화와 한국 토속신앙의 절묘한 조화
<미륵을 찾아서>는 인도의 실화와 현대의 한국 사회를 번갈아 오가는 이중 구조를 띈 소설로서 현대문학에 노미네이트 된 완성도 높은 소설이다. 작가는 절묘하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유토피아의 모토를 토속적 신화 담론에 용해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인도의 성자인 드와바칙 한국의 노동운동에 투신한 황토치는 바탕색은 다르지만 지향점이 일치하는 두주인공이다. 카스트 제도가 엄격한 인도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갖은 고행 끝에 성자로 거듭나는 인드와바츠와 노동자의 열악한 상황을 온몸으로 껴안은 황토치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을 향한 선구자적 지도자이다.
이 소설이 특별한 것은 색다른 소재는 물론 시간과 공간을 초윌한 작가의 넓은 통찰력과 선(仙)과 도(道)를 통한 동양적 신비감을 소설 전체에 흐르게 함으로써 묵직한 중량감을 갖게 했다는 데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어려운 IMF를 맞아 실직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에게 바친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처럼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리라는 희망은 멀리 있지 않으며, 바로 우리들 마음 속에 있다는 뜻과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저자소개
조현경(저자): 경남 거제 출생. 서울예술대 문창과 졸업. 1981년 한국수필 추천 데뷔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장편소설로 <7일간의 판타지아 (전3권)>(오늘), <미륵을 찾아서 (전2권)>, <엘리시아의 들>(오늘). <아마란다>(써레). <12월의 여인>(햇빛), <침몰된 사원>(삼한)이 있다. 에세이로는 <풍경이 흐르는 시간>(자음과 모음), <너의 이름이 내게 불려지기까지>(오늘), <사랑으로 하나되게 하소서>(미투), <떠나고 남으면 누가 우는가>(지문), <빛나는 이 가슴그대 영혼에>(정호)등이 있으며 이영도 평전 <사랑은 시보다 아름다웠다>(영학)가 있다. 현재 장편소설을 탈고하고 거제도의 해성중학교에서 논술 강의를 맡고 있다.
작가의말
어쨌든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완성된 이 소설은 현대문학과 한국 문학의 장편소설 공모에 출품되었다가 아깝게도 노미네이트 된 후, 어둠 속에 얼마간 잠자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 어려운 때에 세상에 나오게 되어 여간 다행스러운 것이 아니다. 한편으로 나는 하필 안팎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소설이 출간된 것은 이 책의 운명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출간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칠 때마다 색종이를 접어 보낸, 지금은 완속한 김마르타의 정성도 잊을 수 없다. 그 정성을 돌아보면 애절함만 더할 뿐이다. 노동계에서 잠시 비껴 섰다가 다시 중심부로 진입하려는 내 오라버니에게도 신의 축복 아래 이 소설이 하나의 주먹밥이 되고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노동자 스스로가 챙긴 노동의 주먹밥이 우리를 든든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이 소설이 일깨워 주었으면 좋겠다.
1999년 1월 남쪽의 깊은 산골짜기에서 조현경
목차
(상)
1. 몸 속의 깊은 방
2. 피부로 옷을 입은 신
3. 일체의 신들
4. 불가촉 천민의 포효
5. 만트라의 노래 (하)
6. 유랑의
7. 삼림(森林)의 서(書)
8. 침묵의 고행
9. 라탄타라의 그물
10. 라그만 가는 길
11. 황토치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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